양지혜 청소년페미니스트 위티 공동대표는 “미투, 이 싸움의 끝은 우리가 바라는 세상과 닮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공동대표는 “학내 성폭력 고발은 학교 담장을 넘어 세계로 뻗어갔다”라며 “작년 10월 국제사회는 성차별적인 성교육 표준안 폐지부터 성별관점을 반영한 학교폭력 대응지침 개정 등 스쿨미투 고발자들의 요구안을 고스란히 대한민국 정부에 권고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듯 스쿨미투 고발은 세계적인 지지를 받는 운동으로 성장했다”라며 “그러나 동시에 스쿨미투는 ‘작은 미투’였다”라고 했다.
그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공론화를 막으려 했고, 전수조사 과정에서 고발자의 신별이 유출되는 사건도 있었다”라며 “고발로 지목된 가해교사는 대부분 제대로 된 징계나 처벌을 받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많은 고발자들이 고발 이후 사안처리결과에 대해 제대로 공유받지 못했고 진실을 밝힐 권리, 정의를 실현할 권리, 그동안의 피해에 대한 보상과 배상을 받을 권리, 2차 피해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 피해자로써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징계 받은 교사들이 교실로 돌아온 것은 가벼운 처벌 때문”
김정덕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2018년 스쿨미투 학교성폭력 고발운동이 일어나고 징계를 받았던 교사들이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가벼운 처벌 때문이었다”라며 “성추행 피해자들의 진술은 180여명 학생들의 175건 성추행 고발의 일부”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는 “검찰이 증거불충분 혐의없음으로 묵살했던 명백한 증언들은 피해자들과 그들과 함께 선 시민들이 두 눈 부릅뜨고 있는 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가해교사다. 학교와 서울시교육청은 아동학대 고발 신고의무자로서 투명한 행정처리 결과를 신속히 공개해 학교와 학생들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과 용화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고소인 당사자는 대독으로 발언을 진행했다.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미온적 태도가 교사 성폭력을 대물림 한다”
충북스쿨미투지지모임은 “피해생존자들은 스쿨미투 운동 이후 1심 재판에 오기까지의 과정을 오롯이 혼자서 감내했다”라며 “1심 판결이 나왔지만 재판에 참여한 생존자들과 재학생, 졸업생들은 마음껏 일상에 복귀할 수 없다고 전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교사 한 두 명 처벌 받는다고 나아질 것 없다’라는 비판적인 이야기도 한다. 이는 학생들이 SNS·교육당국·수사기관을 통해 고발한 교사 중 극히 일부만 법의 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쿨미투가 우리의 최선의 선택이었다”
용화성폭력뿌리뽑기위원회 고소인 당사자는 “나는 내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나만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가보려는 것”이라며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계속해서 회의에 참여하고 법적 절차를 밟아 온 것, 이러한 시도가 혹여 개인적인 원한을 사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것 등 지금 새삼스레 두렵고 무거운 마음이 든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미투가 아닌 다른 방법을 택해야 했을까? 과거에 답이 있다”라며 “다른 방법들이 통하지 않았기에 터져 나온 것이 바로 미투 운동이다”라고 했다.
이어 “조금 부족한 점이 있었을지라도 그때로서는 이것이 우리의 최선이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