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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때려 죽인 그 놈, 30살 응급구조사입니다"

  • 작성자권정임
  • 등록일2021-08-27 15:47:27
  • 조회수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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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 때려 죽인 그 놈, 30살 응급구조사입니다"

데일리안 이지희기자 2021. 08. 24. 23:43

이제 갓 직장생활을 하게 된 딸이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며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엄마의 호소가 청원에 담겼다.

 

ⓒ게티이미지뱅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사랑하는 딸을 먼저 하늘로 보낸 엄마"라며 "한줌 재로 변한 딸을 땅에 묻고 나니 정신을 놓을 지경이지만 딸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어 억지로 기운을 내서 글을 쓴다"며 운을 뗐다.

 

그는 "딸을 사망하게 만든 가해자는 바로 딸의 남자친구"라며 "가해자는 2021년 7월 25일 새벽 2시 50분경, 딸의 오피스텔 1층 외부 통로와 엘리베이터 앞을 오가며 머리와 배에 폭행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청원인에 따르면 가해자는 머리를 잡고 벽으로 수차례 밀쳐 넘어뜨리고, 쓰러진 딸 위에 올라타 무릎으로 짓누르고, 머리에 주먹을 휘두르는 등 도저히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없는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했다.

 

청원인은 "119가 도착했을 당시 딸은 이미 심정지 상태로 머리에서 피가 많이 흘러내리고 있었다"며 "응급실에서는 뇌출혈이 심해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심장만 강제로 뛰게 한 뒤 인공호흡기를 달아 놓았지만,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3주를 버티다 하늘로 떠났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하지만 가해자는 불구속 수사를 받으며 여전히 거리를 돌아다니고 아무 일 없는 듯 생활하고 있다는 것. 게다가 병원은커녕 장례식도 오지 않았다고 한다.

 

청원인은 "가해자는 운동을 즐겨 하며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는 건장한 30살 청년"이라고 밝히며 "왜소한 체격의 딸이 그런 사람에게 맞았을 것을 생각하니 심장이 조여와 숨을 쉬기도 힘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하는 가해자를 두고 청원인은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다면 쓰러진 딸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걸 몰랐을까요? 응급구조 노력을 하기는커녕 정신을 잃고 숨도 쉬지 않는 딸을 끌고 다니며 바닥에 일부러 머리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술에 취해 스스로 넘어졌다는 허위 신고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라고 수차례 반문했다.

 

이어 "가해자는 자신의 죄를 덮기 위해 딸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한참 지나서야 119에 허위 신고를 하고, 쓰러진 딸을 일부러 방치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다"면서 "이런 행동은 살인 의도가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가해자가 말하는 폭행 사유는 어처구니없게도 "둘의 연인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알렸다"는 것. 청원인은 "도대체 이게 사람을 때려서 죽일 이유인지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이대로 넘어간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나고 억울하게 죽어갈 것"며 "아이나 여성 등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곧 살인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 연인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폭행하는 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 매년 증가해
살인, 성폭력 등 강력 범죄 형태로 나타나

데이트 폭력은 단순한 연인 간의 사랑 다툼이 아니라 엄연한 범죄행위며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 4136건, 2018년 1만 8671건, 2019년 1만 9940건, 2020년 8월 기준 1만 3118건으로 접수됐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공개한 '경찰청의 데이트폭력 유형별 검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신고된 데이트폭력 총 8892건 가운데 살인 31건, 성폭력 51건, 체포·감금·협박 898건 등 강력범죄와 결합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통계수치에서 보듯 데이트폭력 사건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강력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경찰에 신고 되지 않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적극적인 장치 마련과 재발 방지를 위한 별도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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