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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

  • 작성자권정임
  • 등록일2022-03-11 19:25:18
  • 조회수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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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라이팅다음백과

개요

상황을 조작하는 등의 방식으로 타인의 판단력을 잃게 만드는 행위. 국립국어원의 대체어는 '심리 지배'이다. 넓게는 상대방을 통제하기 위해 그가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행위 전반을 일컫는다. 연인이나 가족 등 친밀한 관계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미국의 심리치료사 로빈 스턴(Robin Stern)은 저서 《가스등 이펙트》에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조종하려는 가해자와 그를 이상화하고 그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피해자가 만들어내는 병리적 심리 현상’을 ‘가스등 이펙트(Gaslight Effect)’라 설명했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거짓말, 사실에 대한 부정, 모순된 표현, 비난 등을 통해 상대방 스스로 자신의 판단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사람은 점차 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며 가해자에게 정신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가해자는 이런 심리적 상황을 이용해 타인의 행동을 통제하고 지배력을 행사한다. 가스라이팅을 겪은 피해자는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겪으며 사회적 관계에서 점차 고립된다. 특히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은 피해자 자신의 감정과 생각, 인지 경험까지 믿지 못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심각한 정서적 학대에 해당할 수 있다.

유래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용어는 1938년 영국에서 상영된 연극 《가스등 Gaslight》에서 유래했다. 주인공인 폴라는 세계적인 성악가인 이모 앨리스 앨퀴스트가 죽자 거액을 상속받는다. 유산을 노리고 폴라와 결혼한 남편 그레고리는 폴라가 남편이 선물한 브로치를 잃어버리거나 그림을 훔친 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의심하고 몰아가기 시작한다. 실제로는 그레고리가 브로치를 숨기고 그림을 옮긴 것이지만, 사랑하는 남편이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할 수 없었던 폴라는 점차 자신의 기억력을 의심하기 시작하며 심리적으로 불안해진다.

영화 《가스등》(1944)의 한 장면

영화 《가스등》(1944)의 한 장면 가스라이팅은 영화 《가스등 Gaslight》에서 유래한 말이다. 아내 폴라의 유산을 노리고 접근한 남편 그레고리는 거짓말과 속임수를 통해 아내가 스스로를 의심하도록 몰아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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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는 밤마다 외출하는 척하며 저택 어딘가에 있는 앨리스의 보석을 찾기 위해 다락방을 뒤진다. 다락방 불이 켜질 때마다 폴라 방의 가스등 불빛은 희미해진다. 매일 밤 어두워지는 가스등 불빛과 발소리를 이상하게 여긴 폴라가 그 사실을 말하자 그레고리는 폴라가 환각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폴라를 정신이상자로 몰아세운다. 폴라는 점점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 앨리스의 팬이었던 경위 브라이언의 도움을 받아 그레고리의 정체를 밝히고 자신을 되찾게 된다. 연극은 1940년 영국에서 영화화됐으며 1944년 미국 헐리우드에서 잉글리드 버그만 주연으로 리메이크 돼 인기를 끌었다.

양상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냐?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가스라이팅은 주로 연인이나 가족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다. 또한,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일어난다는 점도 특징이다. 미국의 심리치료사 로빈 스턴은 저서 《가스등 이펙트》에서 상대방의 인정과 사랑을 받으려는 소망과 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질 때, 가스라이팅에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랑하는 사람, 나에게 소중한 사람일수록 상대방이 확신을 가지고 말하는 내용을 불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그 말에 약간의 진실이 포함돼 있다면 더더욱 상대방의 말을 믿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을 통해 내 생각과 관점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되며 피해자 마음속에서 가해자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진행 단계

로빈 스턴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는 불신, 2단계는 자기방어, 3단계는 억압이다. 스턴은 당연한 사실에 대해 상대방이 의문을 제기할 때, 혼란스러워하며 그를 설득하려 한다면 이미 1단계에 진입한 것이라 설명한다. 2단계는 피해자가 아직 자기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비난으로 인해 지친 상태다. 3단계는 피해자의 생각과 감정이 가해자에게 예속된 상태다. 피해자는 자존감이 완전히 떨어진 상태로 자포자기한 채 자신의 판단력과 감정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스턴은 이 단계를 ‘영혼을 파괴하는 단계’라 표현한다. 이 단계에 이른 피해자는 자신을 비난하고 무기력해지거나 우울증을 겪게 된다. 또한, 사회적으로 고립되며 가해자에게 벗어나기 힘든 상태가 된다.

가해 방식

가스라이팅 가해 방식은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 피해자의 말을 듣지 않거나 경시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반드시 계획적이거나 의식적으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소유욕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피해자의 기억을 무조건 불신하는 행위, 생각을 의심하기, 실제 발생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척하거나 자신이 했던 약속을 부인하기, 상대방의 감정을 하찮게 여기는 행동 등도 가해 방식의 하나일 수 있다.

관련 작품
참고문헌
  • 로빈 스턴(Robin Stern), 《가스등 이펙트》, 랜덤하우스코리아, 2008